[牙山]신변을 보장해 준다고 해놓고 경찰서에 출석했던 한 외국인노동자를 경찰이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강제구인해 노동 및 인권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9일 아산경찰서와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와의 대질 심문을 마친 뒤 외국인지원센터 직원과 함께 출석한 불법체류자 우즈베키스탄의 존씨(34)를 강제구인해 대전출입국관리소로 인계했다.

앞서 존씨는 지난 1일 신창의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일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임금 550만원이 체불됐고, 사업주가 고국으로 송금해 준다며 210만원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아산경찰서에 접수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역 외국인 지원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경찰의 도움을 받으러 온 이주노동자를 경찰이 즉석에서 구인한 것은 반인권적인 처사라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존씨가 경찰에 출석하기 전날에도 자신의 신변안전을 위해 경찰에 재차 확인받았는데도 태도를 바꿔 출입국관리소로 인계한 것은 ‘유인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1일 존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할 때도 경찰로부터 신변안전을 보장받았는데, 파렴치범도 아닌 존씨를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구인했다”며 “경찰이 호소할 곳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욱 궁지에 몰리게 만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경찰이 존씨와 대질조사를 벌이기에 앞서 사전에 신분보호를 해 주기로 약속해 놓고도 출입국 관리소에 인계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무리한 처사”라고 말했다.

현재 존씨는 대전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상태로 강제출국을 당할 처지에 놓여있다.

경찰은 “존씨의 억울한 사정은 이해가 가지만 불법체류자로 확인될 경우에는 지체없이 체류자 보호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관련법에 따라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며 “존씨와 신변보장을 약속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李燦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