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체류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내놓았던 정책의 결과가 당초 예상치와 달라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정부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6개월 이후 재입국 허용'을 내걸며 자진 출국을 유도한 3월 이후 9월말까지 자진 출국한 외국인노동자는 모두 1만963명(중국교포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9월말 기준으로 자진 출국한 뒤 6개월이 지나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 취업할수 있는 대상인 `3월중 자진 출국자'만도 480명에 이르지만 전체 자진 출국자 중 재입국에 성공한 외국인노동자는 25일 현재까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산업인력공단은파악했다.

외국인노동자들에게 약속한 `6개월 이후' 한달 가량이 지났는데도 재입국자가전무(全無)함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 말만 믿고 자진 귀국했던 외국인노동자들의 실망은 물론 이들이 제때 돌아오길 고대해온 국내 기업들은 불법체류자를 다시 고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경기지역 외국인노동자인권센터 소장은 "정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다시 불법체류자를 부르는 기업이 생길 수 있다"며 "정부정책에 협력해 출국을 권유했던 인권센터도 원망만 듣게 됐다"고 난감해 했다.

그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새 고용주를 찾는 절차와 관련된 노동부 규정과 법무부 사증발급 절차 등이 구조적으로 6개월만에 재입국 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면서 "안팎의 정책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 송문현 외국인력고용팀장은 "정부로서는 약속한 대로 자진 출국자들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는 있다"며 "자진 출국자들의 해당국재등록률이 저조하고 국내 고용주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재입국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15일 2003년 합법화된 불법체류자들이 체류기간이 만료되는 8월말까지 자진 출국할 경우 6개월 이후에 다시 입국해 취업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