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예외 없이 ‘이주의 여성화’가 확대되고 있으나 이주여성들은 노동권과 사회보장으로부터 배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와 아시아이주노동자포럼은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서울 정동 성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아시아 이주여성 국제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26일 공개포럼에서 ‘이주의 여성화와 이주여성 인권’을 기조발제한 이혜경 배재대 교수(사회학)는 이같이 주장했다. 

‘이주의 여성화’ 한국에서도 확대

이날 이 교수는 “최근 국가간 노동이동은 양방향적(또는 순환적) 이주와 이주의 여성화가 확대되고 있다”며 “가족 중 누가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유리한가를 따진 가족전략으로서 여성의 해외취업이 늘고, 최근 혼인이주여성의 증가도 이주의 여성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이주노동자 중 여성의 비율은 30~35%로 다른 아시아 노동유입국에 비해 이주의 여성화 현상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2002년 11월부터 서비스업 부문에 조선족의 취업이 허용되기 시작했고 2004년 8월부터 서비스업에서도 고용허가제가 시행되면서 이주여성노동자의 유입이 더욱 증가해 이주의 여성화 현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에서의 이주여성은 노동권과 사회보장으로부터 배제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의 ‘여성 결혼이민자의 생활실태와 보건복지 욕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인이주여성가정의 절반이 넘는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수준을 보이는 등 빈곤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한 광주여성발전센터의 2002년 조사에 의하면 이주여성주부의 30%가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폭언과 폭행 등 상습적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며 빈곤과 가정폭력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이주여성가구 중 절대빈곤 하의 가정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들 중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비율은 매우 낮다”며 “이는 한국사회의 최후의 안전망이라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이주여성가구에게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주여성의 사회보장 체제에서의 배제를 지적했다.

이밖에도 “전체 혼인이주여성의 1/3이 의료보장체계 안에 들어가 있지 못하며 자신이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며 “또한 혼인이주여성의 20%정도가 낙태를 경험했다”며 이주여성의 의료보장에서의 소외와 낙태문제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이주여성의 노동권과 사회보장 시급

이 교수는 “이주여성들은 주로 ‘돌봄노동’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입됐으나 이들이 유급가정부로 일할 경우 이들의 노동장소가 사적공간이어서 공식적인 노동관계법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또한 식당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 일할 경우에도 현재 고용허가제로 노동권과 사회보험이 적용되긴 하나 제조업체에 비해 실제 적용율이 낮다”면서 이주여성의 노동권과 사회보험, 인권의 보장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이날 공개포럼에서는 △이주화 과정에서의 인신매매문제(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이주여성의 건강문제(한국, 태국, 캄보디아) △서비스이동관련조항(WTO-GATS Mode 4)와 이주여성노동자(필리핀) △이주로서의 결혼과 가족문제(대만, 필리핀) 등의 이슈발제가 이어졌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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